8,229억 원. 지난해 직장인이 받지 못한 퇴직금입니다. 전체 임금체불액의 41.1%가 퇴직금이었습니다.
정부가 10월 29일 이 돈을 회사 밖에 쌓아 두게 하는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2005년 제도가 생긴 뒤 21년 만의 대개편입니다. 다만 아직 법이 바뀐 것은 아니고, 정부는 다음 달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핵심 3줄 요약
- 법이 통과되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이 퇴직급여를 회사 밖에 적립해야 합니다.
- 전문 기관이 돈을 모아 굴리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2028년 민간으로 확대됩니다.
- 수익이 늘 수 있는 만큼 손실도 가입자 몫이라, 내 계좌의 운용 방식을 살펴볼 때입니다.
우리 회사는 언제부터 바뀌나

회사 규모에 따라 3단계로 나뉩니다. 법 통과 뒤 1년 준비 기간을 거치는 일정입니다.
- 2028년: 상시 100인 이상 사업장
- 2029년: 10~99인 사업장
-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
지금까지 퇴직금은 회사 장부에만 올려 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어려워지거나 문을 닫으면 받기 어려웠습니다.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2024년 기준 26.5%에 그칩니다. 금융기관 등 회사 밖에 쌓아 두면 폐업이나 파산 때도 떼일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내 돈은 어떻게 달라지나
의무화가 되면 회사의 퇴직금 제도는 사라지고 퇴직연금으로 바뀝니다. 근무 기간에 따라 받는 방식이 나뉩니다.
- 의무화 이전 근속 기간: 지금처럼 퇴직금
- 의무화 이후 근속 기간: 퇴직연금
받는 방법도 바뀔 수 있습니다. 정부는 미리 일시금을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주거·의료비처럼 급한 목돈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서는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란

여러 회사와 노동자의 적립금을 모아 전문 수탁법인이 하나의 큰 기금처럼 굴리는 제도입니다.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도입되고, 기존 계약형과 함께 운영됩니다.
- 금융기관 개방형: 은행·증권사·보험사가 세우는 영리 수탁법인
- 연합형: 여러 사용자나 전국 단위 노사단체가 세우는 비영리 수탁법인
- 공공기관 개방형: 근로복지공단 '푸른씨앗'을 2027년 100인 이하, 2028년 300인 이하로 확대
국민연금의 참여 여부는 노사정 이견으로 정해지지 않았고, 국회 논의에 맡겨졌습니다.
왜 바꾸나, 숫자로 보면
-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501조 4천억 원, 수익률 6.47%
- 같은 해 국민연금 18.82%, 공무원연금 17.2%, 사학연금 18.9%
- 적립금의 75.4%(378조 1천억 원)가 원리금보장형에 몰림
- 지난해 수익률은 실적배당형 16.80%, 원리금보장형 3.09%
지난해는 증시가 강했던 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실적배당형은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내 계좌에서 확인할 것
- 우리 회사 제도가 DB형인지 DC형인지 확인하기. DC형은 회사가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적립합니다. 연봉 4,800만 원이면 한 해 400만 원 이상입니다.
- DC형·IRP라면 지금 돈이 원리금보장형에 있는지 실적배당형에 있는지 보기
- IRP 위험자산 한도 70%는 단계적으로 완화될 예정이니, 바뀌는 시점과 내용 확인하기
- 30인 미만 중소기업은 조기 도입 때 최저임금 130% 미만 노동자의 사용자 부담금 10% 지원, 50인 미만은 새로 도입하면 경영자금 대출이자 2%포인트 지원
그래도 남는 걱정
수익과 마찬가지로 손실도 가입자에게 돌아갑니다. 정부는 가입자 이익 최우선 원칙을 법에 넣고, 의무를 어긴 수탁법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명시하며, 적립금의 0.25%를 운영위험준비금으로 쌓게 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투자 위험 관리와 가입자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내 시선

회사 밖으로 나온 퇴직금은 안전해지지만, 굴리는 책임은 내게 더 가까워집니다. 내 계좌부터 한 번 열어 보세요.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출처/기준: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2026.10.29 발표)을 다룬 세계일보·한겨레 2026.10.30 보도. 법 개정안은 국회 통과 전이며 일정과 내용은 바뀔 수 있습니다. 연봉 계산은 글쓴이 예시입니다. 사진: Unsplash(Vitaly Gariev, Katie Harp, Hector R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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